이인영입니다/이인영의 쫄깃경제

[이인영의 쫄깃경제-48] 세제개편안의 진정한 문제는 임금상승/복지확충 비전 없이 가장 생산적인 계층인 임금소득자에게 손 벌린 것, 우리나라의 조세정의·사회정의를 훼손한다는 점이다.

은블로리 2013. 8. 12. 18:30

 

 

[이인영의 쫄깃경제 48] 정부 세제개편안이 나오자 '16만원'이 화제입니다. 국민들이 이를 두고 '세금폭탄'이라며 반발하자 새누리당에선 그게 무슨 세금폭탄이냐며 일순간에 국민들을 밴댕이로 만듭니다. http://bit.ly/17C7VUP

 

(일부발췌) 새누리 나성린 정책위부의장 “몇백만원 늘어야 폭탄이지… 이건 십시일반”

 

새누리당 나성린 정책위부의장(60)은 9일 “세 부담이 연간 16만원 늘어나는 것을 ‘세금 폭탄’이라고 하는 것은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고 말했다. 나 부의장은 “한 달에 1만원가량 늘어나는 것은 국가적인 세수 증대 차원에서 십시일반 기여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 중산층에게 세금 폭탄이란 비판이 나오는데.
“이번 개정안으로 저소득층은 세 부담이 줄어들고 고소득층은 많이 늘어난다. 문제는 중산층에서 연간 약 16만원의 세금이 는다는 것인데…. 당초 정부안은 중산층 부담이 더 컸다. 당정협의에서 여당 요구로 12%였던 의료비·교육비 등의 세액공제율을 15%까지 늘렸다. 정부 원안보다 3000억원의 세수가 줄어들었다. 세금 폭탄이라고 비판하려면 몇백만원은 늘어야 하는 것 아닌가.”

 

- ‘증세 없다’는 대선 공약과 배치되는 것 아닌가.
“증세 없이 어떻게 세수가 확대되나. 우리 공약은 ‘증세 없다’가 아니라 ‘세율 인상을 통한 증세는 없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못 걷은 세금을 걷고 불필요한 비과세·감면을 줄여서 최대한 세수를 늘리자는 것이다.”


사실 16만원은 문제의 핵심이 아닙니다. 16만원이 연봉 4-5천 받는 분들에게 큰 부담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이번 세제개편안의 진정한 문제는, 그것이 우리나라의 조세정의, 사회정의를 크게 훼손한다는 데 있습니다.

재벌가족과 수십, 수백억 부동산/주식/금융자산가들에게서 적정세금을 거둘 생각은 않고, 가장 손쉬운 임금소득자에게 손을 벌렸습니다. 사회의 가장 생산적인 계층에게 세금을 올린 셈이죠. 반면 위의 자산가들은 경제성장에 직접적으로 기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케인스는 이러한 비생산적 계층들을 서서히 없애야한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오히려 정부는 중장기 조세정책방향에서 '거래정상화' 미명 아래 대자산가들에 대한 세금을 깎아주려 하니, 그야말로 반성장 정부의 반성장 세제개편안 아닌가요.

그런데 중장기 조세정책방향에 따르면 중산층/서민에 대한 세금은 더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법인세는 더 낮아질테고요. OECD기준 우리나라 소득세 비중은 낮은 반면 법인세 비중은 높다는게 그까닭인데요,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격입니다.

법인과 개인간의 소득분배구조(노동소득분배율), 복지수준격차에 따른 개별가계들의 지출구조(사교육비, 의료비) 등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의 법인세 비중이 높고 소득세 비중 낮은 것은 당연하지요. 따라서 이를 바로잡으려면 임금상승과 복지확충이 필수적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정부가 임금상승/고용확대/복지확충에 대한 비전도 없이, 또 그에 대한 신뢰구축 없이 '16만원 증세'를 받아들이라는 것은 부도덕한 일입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고액자산가들에 대한 엄격한 과세를 포함한 조세형평성 제고는 필수적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결국 이번 세제개편안은 재검토 수순을 밟게 됐습니다. 일단 환영할 일이지만, 재검토과정에서 위와 같은 사항들이 적극 고려되지 않는다면 지금보다 더욱 큰 국민들의 공분을 부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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