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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입니다/희망칼럼

2013년 7월 8일 페이스북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1. 오랜만에 인사 드립니다. 먼저 커밍아웃하면 최근 1~2년 사이에 몸에 잔 고장이 많은데, 요즘은 특히 허리가 아파 고생입니다. 무심결에 허리 숙여 서랍을 열다가 '빠박', 두 번 나가는 소리가 들리더니 한 달 가까이 통증이, 그것도 견디긴 견디는데 찌릿한 아픔이 계속되는, 정말 기분 나쁜 통증이 계속 이어집니다.
처음에 명의(?)를 만나 회복속도가 아주 빨랐는데 지역구 행사나 회기 중 국회활동 한답시고 인사하고 오래 앉아 있고 하다보니 깔끔하게 완치되지 않고 오래 갑니다. 팍 쉬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면서 개운하게 치료하지 못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눈 딱 감고 좀 쉬면서 고칠 걸 그랬습니다.
돌아다니면 사람들 만날 때 마다 인사해야 하는데, 희한하게도 인사 한 번 할 때 마다 정확히 세 번씩 아프고, 좀 고쳐 놓으면 진정시켜야 할 부분을 다시 자극해서 또 덧나고, 이렇게 반복하면서 아픈 겁니다. 치료도 한 곳에서 꾸준히 받지 못하고 시간 날 때 가까운 한의원을 찾다 보니 큰 해는 없어도 일관된 치료를 받지 못해 더 차도가 없다고 합니다.
잠깐 지나가는 말로 한 마디 하면 한의원 소개해 주신 분들 모두가 한결같이 '한 방이면 고친다'고 그러시길래 솔깃해서( ^^ ) 쫒아 다닌 것도 있습니다. 빨리 낫고 싶었으니까요. 실제로 가는 곳 마다 신통하게 차도가 있더라구요. 참 많은 명의들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이리저리 쫒아 다니기 바빠 성실한 환자가 못되어 정성껏 고쳐주신 선생님들께는 죄송합니다.
그탓에 어제 오늘 비가 내리니 허리 컨디션이 좋지는 않습니다. 국정원 선거개입 문제도, 국정원장 NLL 대화록 공개도 모두 개 떡 같은 일이라 분노하는 국민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장시켜 드려야 하는데 참 염치 없습니다. 확확 움직이지 못하니 두드러지게 활약하는 일도 없고, 그러니 '너 뭐 하니?', 이런 소리도 종종 듣습니다. 당연한 질타죠.
그런데 조금 더 무리하면, 다시 한 번 더 허리 다친 곳이 크게 도지면, 디스크가 되어 병실에 누워서 치료 받아야 한다니까 그냥 이 정도 활동하면서 고쳐 보려 합니다. 말하자면 저는 지금 이 여름, 뜨거운 여름을 만드는데 앞장 서지 못할 것 같아 변명하고 있는 셈입니다. 다른 분들의 활약상을 응원하고 열심히 도울 수 있는 데까지 도우려 합니다.

 


2. 그래도 끝자락에 한 마디 보태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국정원 선거개입 문제가 더 중요한 이슈다, 아니다 NLL의 진실도 중요한 이슈다, 이런 식의 논쟁은 무의미하지 않을까요? NLL의 진실을 구명하는 것과 국정원 선거개입의 진상을 규탄하는 것은 왜 우리에게 하나로 연결된 이슈가 될 수 없을까요. 국민들은 NLL의 진실을 왜곡한 것과 국정원 선거개입의 부당성을 똑 같이 개탄하고 계시지 않을까요?
지금은 보수정권의 정통성에 균열이 축적되기 시작하는 단계이고, 이 두 가지 사안은 다 이에 해당합니다. 일종의 전선 확장이 이뤄지는 셈입니다. 우리가 두 개 세 개의 전선을 받아들이고 감당해야 할 문제이지 어느 것을 집중하면 어느 것을 해친다 식으로, 그래서 NLL 문제에 묶이면 댓글려 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국정원의 국면호도책에 매몰되는 것이다는 식으로 논쟁할 문제는 아닌 겁니다.
우리끼리 무엇이 옳다 그르다 식으로 치고 받을 일은 더더욱 아닙니다. 국정원장의 NLL 대화록 공개 역시 국민을 공히 분노케한 일이고, 여론조사만 보더라도 그건 명백합니다. 게다가 이 역시 현 국면에서 보수세력의 약한 고리이기도 합니다. 총력을 다 해 국정원을 고립하고 정화하는 과정으로 모든 민주진보세력이 합심협력해야지 일각에서 처럼 대화록 공개는 쓸데없는 짓을 한 것이다는 식으로 내분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마치 경제민주화 민생입법 등을 위한 노력이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과 따로 가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듯이, NLL의 약한 고리를 치고 들어가는 것과 국정원 선거개입을 구탄하는 것, 이 두 사안 역시 큰 전선으로 따로가 아닌 하나로 연결된 이슈라는 생각이 우리에게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아침에 드는 생각을 두서 없이 남깁니다.